하와이 오아후에 왔다면 꼭 해봐야 할 일 중의 하나는 바로 차량을 렌트해서 72번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72번 국도 드라이브하는 날 가봐야 할 몇 군데의 포인트를 미리 정해두고 정해 놓은 코스를 따라 이동하였는데 꽤 알차게 오아후 동부를 돌아보고 올 수 있었던 것 같아 그 코스를 공유해 보려 한다.
[추천 코스] : 레오나즈 베이커리 - 와이알라에 비치 파크 - 카할라 몰 - 아일랜드 브루 커피하우스 - 라나이 전망대 - 할로나 블로우 홀 - 마카푸우 포인트 - 카일루아 비치 - 쿠알로아 리저널 파크 -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레오나즈 베이커리 (Leonard's Bakery)
하와이 오기 전부터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레오나즈 베이커리의 말라사다 도넛.
차 없이는 찾아가기에 조금 애매한 곳이라 차량 렌트하는 날 아침 첫 일정을 레오나즈 베이커리 방문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오전 9시 반정도에 도착했는데 이미 매장 앞은 웨이팅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래도 금방금방 대기가 빠져서 20분정도 기다린 후 주문할 수 있었다. 주문 후에는 바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주문할 때 나누어 주는 번호표의 순서대로 바깥 쪽에서 대기하다가 도넛이 나오면 픽업 창구에서 받을 수 있었다.
말라사다 도넛은 말라사다 / 말라사다 퍼프 2가지의 종류가 있는데 말라사다는 오리지널 도넛이라 보면 되고 말라사다 퍼프는 안에 필링이 들어간 도넛이다.
필링이 들어있는 것보다 오리지널 도넛이 더 맛있다는 리뷰가 많아서 오리지널로만 주문했다.
오리지널 3개, 오리지널 시나몬 3개 Half dozen 으로 한 박스 주문하니 가격은 11.10달러.
(도넛 12입 한 박스 가격은 22.20달러였다.)
하와이 물가를 생각했을 때 이 집의 가격은 꽤나 괜찮은 편이다.
처음 먹어 본 레오나즈 베이커리의 말라사다 도넛은 맛도 훌륭.
따끈하고 촉촉, 부드럽고 많이 달지 않아서 뭔가 가정집에서 갓 구워낸 것 같은 느낌의 도넛이었다.
그냥 오리지널 맛보다는 오리지널 시나몬이 훨씬 맛있었다.
와이알라에 비치 파크 (Waialae Beach Park)
레오나즈 베이커리에서 출발해 10분 정도 달리면 와이알라에 비치 파크에 도착할 수 있다.
와이알라에 비치 파크 입구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주차는 무료이다.
와이알라에 비치는 카할라 호텔 바로 앞의 카할라 비치와도 이어지기 때문에 5분정도 비치를 따라 걷다 보면 카할라 비치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비치를 따라 산책하며 사진 찍기에도 좋을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이 곳이 하와이 스냅 업체들에서 스냅 찍는 장소로 꼭 추천하는 곳 중 하나인 듯 했다.
우리는 잔디밭 위에 미리 준비해 온 피크닉 매트를 깔고 앉아 레오나즈 베이커리에서 사 온 도넛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이 곳에 와서 아침으로 먹는 오리지널 시나몬 도넛은 왜 이렇게 맛있는 것인지...
와이알라에 비치 파크는 곳곳에 바베큐 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어 하와이에서 가족과 함께 피크닉 or 바베큐를 즐기고 싶을 때 찾아도 좋을 것 같았다.
카할라 몰 (Kahala Mall)
와이알라에 비치 파크에서 카할라 몰로 차를 타고 가는 길에 보면 한 눈에 보기에도 좋아보이는 저택들이 눈에 띄는데, 바로 카할라의 고급 주택 단지들이다. 카할라는 오아후 최고 부촌이라고 하는데 이 곳에 조지 클루니를 비롯한 해외 셀럽들의 별장도 많이 있다고 한다.
카할라라는 동네에 있는 카할라 몰은 어떤지 구경도 해보고, 시간상 점심도 이곳에서 해결하면 좋을 것 같아 카할라 몰에 차를 세웠다.
카할라 몰은 생각보다 꽤 큰 쇼핑몰이었는데 평일 낮 시간이어서인지 그리 붐비지도 않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동네 사람들이 여유롭게 장을 보고 쇼핑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곳에서 우리의 점심으로 당첨된 메뉴는 바로 무스비!
하와이 와서 아직 무스비를 안 먹어 봤는데 마침 카할라몰 안에 이야스메 무스비 매장이 있었다.
이야스메 무스비에서는 아보카도가 들어간 아보카도 베이컨 에그를 추천한다.
여러 메뉴를 다양하게 주문해 먹어 보았지만 제일 맛있었음.
점심 먹고 쇼핑도 할 겸 돌아다니다 보니 또 마침 가보고 싶었던 홀푸드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럭키 데이가 될 것을 예감하며 홀푸드에 들어가 비치에 가서 먹을 간식거리들(팩에 잘라서 파는 과일과 음료)을 구입했다.
간단히 장을 보고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나와 매장 앞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먹는데 그 순간이 한국에 와서도 종종 생각날만큼 너무 좋았던 기억이다.
아일랜드 브루 커피하우스 (Island Brew Coffeehouse)
점심도 먹었으니 본격적인 72번 국도 드라이브를 앞두고 간단한 디저트와 커피를 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를 발견했다.
바로 아일랜드 브루 커피하우스이다.
구글 평점 4.5점의 이 까페는 카할라 몰에서 차로 10여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리뷰중에 하와이에서 먹은 아사이볼 중 이 집에서 먹은 아사이볼이 제일 맛있었다는 리뷰가 있어서 주문해 먹어보니 정말로 아사이볼이 꽤 맛있는 편이었고 커피 맛도 훌륭했다.
무엇보다도 하와이에서 이렇게 뷰를 감상하며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까페가 별로 없었는데 이 곳의 야외테이블들은 모두 코코 헤드와 그 앞의 꽤나 큰 연못인 Kuapa Pond 를 향하고 있어 아름다운 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였다.
아일랜드 브루 커피하우스는 호놀룰루 내에 지점이 몇군데 있는데(알라모아나 센터에도 있음) 이 곳으로 와 보길 추천한다. 주소는 377 Keahole St, Honolulu, HI 96825 이다.
라나이 전망대 (Lanai Lookout)
72번 국도를 따라 본격적으로 오아후 동쪽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전망대이다.
제주도와 비슷한 느낌인데 조금 더 이국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딱히 뭐 할 건 없는 전망대이니 잠깐 차 세우고 사진 한 번 찍고 풍경 한 번 쓰윽 둘러봐주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
할로나 블로우 홀 (Halona Blow Hole) / 할로나 비치 코브 (Halona Beach Cove)
라나이 전망대에서 다시 차를 타고 5분 정도 달리다보면 할로나 블로우 홀 전망대(Halona Blow Hole Lookout)가 나온다.
할로나 블로우 홀은 그 이름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듯이 바람과 바닷물의 지속적인 침식 작용으로 인해 해안 절벽에 구멍이 뚫리게 되었고, 이 구멍을 통해 태평양의 파도가 들어오면서 물이 분수처럼 솟구치는 현상을 보여준다.
파도가 강할 때는 수십피트 높이까지 물줄기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파도가 그리 강하지 않아서인지 조금씩 뿜어져나오는 물줄기를 볼 수 있었다.
이런 독특한 자연현상을 처음 경험해 보는 쪼쪼는 아빠의 설명을 들으며 한참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할로나 블로우 홀 전망대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그림같은 할로나 비치 코브가 바로 내려다보인다.
와... 정말 그림같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던 뷰.
그 날 햇빛이며 풍경의 구도며 어느 작가의 작품에서 이 풍경을 담은 그림을 똑같이 본 적이 있는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할로나 비치에 가서 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놀다 갈까 잠깐 생각했는데, 막상 내려가서 보는 풍경은 지금 우리가 위에서 보는 풍경보다 멋질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이 뷰를 눈에 담아가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할로나 블로우 홀... 오아후 72번 국도 드라이브 한다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마카푸우 포인트 (Makapu'u Point)
할로나 블로우 홀에서 차를 타고 5분정도 더 달리다 보면 마카푸우 포인트를 만날 수 있다.
마카푸우 포인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하이킹 코스가 나오는데 이 하이킹 코스를 따라 올라가면 마카푸우 포인트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마카푸우 포인트 정상까지는 대략 40-50분 정도 걸리는데 정상에서는 유명한 마카푸우 등대와 주변 경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하이킹 코스가 도로처럼 잘 정비되어 있어 올라가는 게 힘들지는 않았으나 시간상 한참 햇빛이 강할 때 이기도 하고, 주변에 나무 그늘 하나 없는 말그대로 떙볕이라서 너무 뜨거웠다. 반팔에 반바지 차림이었는데 20분정도 걷다 보니 피부가 익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지만 하이킹은 중단하기로 했다.
하이킹하며 올라갈 때 바로 옆에 펼쳐지는 풍경이 한국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너무 이국적이고 멋진 풍경이어서 정상까지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마카푸우 포인트에서 정상까지 하이킹을 하려면 오전 일찍 오는 것을 추천한다.
카일루아 비치 (Kailua Beach)
하와이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이 어렸을 적 자주 놀던 비치라는 카일루아 비치는 하와이 오기 전부터 꼭 가봐야지 생각해 두었던 장소이다.
비치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그마한 숲길을 따라 걸어가면,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마치 딴세상같이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의 카일루아 비치가 펼쳐진다.
햇빛에 반짝이는 에메랄드 빛 물을 품은 카일루아 비치에 미리 준비해 온 피크닉 매트를 깔고 앉아 조금 아까 카할라 몰에서 사 온 팩에 담긴 파인애플을 먹는 기분이란... (하와이 파파야가 맛있다고들 하길래 파파야도 마트에서 사다가 먹어봤지만 파인애플이 훨씬 맛있음)
카일루아 비치는 주변에 먹거리를 파는 곳이 전무하니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면 간단한 간식, 음료등을 미리 구입해 오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와이키키보다 훨씬 아름답고, 모래도 부드럽고, 사람들도 붐비지 않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일루아 비치가 훨씬 더 좋았다.
쿠알로아 리저널 파크 (Kualoa Regional Park)
카일루아 비치에서 30분정도 달려 해가 조금씩 지기 시작할때쯤 쿠알로아 리저널 파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쿠알로아 리저널 파크는 하와이에 오면 많이들 가는 쿠알로아 랜치와 걸어서 15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공원이다.
쿠알로아 랜치에서 하는 투어가 우리 가족 취향에 그닥 맞지 않을 것 같아 투어는 하지 않기로 했지만 쿠알로아 랜치의 멋진 산자락 풍경이 보고 싶어 오기로 한 곳인데 하와이 오아후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두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드넓은 잔디밭에서 피크닉도 할 수 있고, 잔디밭을 중심으로 한 쪽은 쿠알로아 랜치에서 볼 수 있는 산자락의 풍경을, 다른 한쪽은 중국 모자섬이 보이는 바다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가막힌 곳이다.
해가 질 무렵에 도착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다음 번 하와이에 올 때는 꼭 이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Polynesian Cultural Center)
사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는 이번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곳인데, 어쩌다 보니 얻어걸린 보석(?)같은 곳이다.
원래의 일정은 쿠알로아 리저널 파크에서 나와 썬셋비치의 썬셋을 보러 가려고 했으나 가는 중간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쪼쪼덕분에 화장실을 찾아 헤메이다가 들어가 보게 된 곳이 운좋게도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였다.
이 곳은 시설도 훌륭하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이 너무 좋다고 추천하는 분들이 많아서 가볼까 하다가 잊고 있었던 곳인데 이렇게 오게 되다니...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규모였다. 커다란 마을 축제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저녁때 가니 거리마다 설치해 놓은 조명에 불도 들어오고 음악도 흐르고 동네 축제에 온 듯한 흥겨운 분위기였다. 하와이의 알로하 스피릿이 마구 느껴지는 분위기.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안에는 레스토랑, 상점들도 많은데 구경하다 보니 마침 저녁 시간이라 멕시칸 집에 들어가 타코로 저녁도 해결했다.
우리가 갔을 때도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에서 하는 공연이 꽤 퀄리티 있고 볼만하다고 한다.
내부 투어와 공연,식사를 함께 묶어 패키지로 판매하는데 가장 인기가 많은 알리이 루아우 패키지(Alii Luau Package)의 경우,
-그룹 가이드 투어
-루아우 공연과 함께 디너 부페
-'HA: Breath of Life' 공연 골드레벨 좌석
이렇게 포함되어 있고, 티켓 가격은 어른 $194.95, 어린이 $155.96이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한데, 10일 전에 미리 예약할 경우 10프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일정상 이 곳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반나절정도 투자할 수 있다면 이 곳에서 가이드 투어를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을 즐긴 후 저녁 먹고 공연 관람으로 마무리하는 일정도 훌륭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