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모랄 비치 (Balmoral Beach)
시드니에는 참 아름다운 비치들이 많은 것 같다.
이 날 우리가 찾았던 비치는 발모랄 비치 (Balmoral beach) 였다.
발모랄 비치는 시드니 도심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모스만이라는 동네에 있었다.
구글맵으로 대략적인 위치를 찾아보니 본다이 비치와 맨리 비치의 중간 정도에 위치해 있었고,
시드니 도심에서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걸려 도착할 수 있었다.
며칠 전 본다이 비치에 갔을 때도 감탄했었는데, 발모랄 비치도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곳이었다.
본다이 비치에는 관광객들이 더 많았다면,
발모랄 비치는 시드니 현지인들이 주말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많이 찾는 비치인 듯 했다.
시드니 여행 중 왓슨스베이, 본다이 비치에 이어 세번째로 찾게 된 비치인 발모랄 비치.
시드니에 와서 비치를 꼭 한군데만 가볼 수 있다고 한다면 발모랄 비치를 추천하고 싶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관광객 위주의, 엄청나게 센 파도가 넘실대는 광활한 본다이 비치보다는
시드니 현지인들의 주말을 엿볼 수 있는, 잔잔한 파도에 아기자기 예쁜 발모랄 비치가 더 마음에 들었다.
발모랄 비치 보트 하우스 (The Boathouse Balmoral)
발모랄 비치 보트 하우스(The Boathouse Balmoral)는 아름다운 발모랄 비치에 왔다면
꼭 가보길 추천하는 분위기 최고의 카페 겸 레스토랑이다.
시드니 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이곳은 꼭 가봐야지 했었던 장소였는데 직접 가보니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주말에 갔었던 터라 사람이 꽤 많아서 30여분정도 기다려 겨우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다.
우선 자리부터 잡은 후에 주문은 홀에 직접 가서 해도 되고,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찍어서 주문 후 결제까지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일단 비치에 왔다면 빠질 수 없는 메뉴인 피치앤칩스와 맥주, 쪼쪼를 위한 아이스 초코를 주문하고,
내가 사랑하는 홍합(mussel)도 주문했다.
홍합은 매콤한 토마토 소스와 함께 홍합찜 형태로 나왔다.
예전에 메드포갈릭 많이 다닐때는 와인 안주 겸 자주 시켜먹던 홍합찜이었는데,
맥주와의 조합도 꽤 괜찮았다.
발모랄 비치 보트하우스에서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식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시드니 여행을 하면서 유독 너무 아름다웠던 몇몇 풍경이나 시간들은
내 기억에 스냅샷처럼, 눈감으면 딱 떠오르는 장면으로 남아있는데 이곳에서의 시간이 그 중 하나이다.
주말에 테라스석은 자리 잡기가 좀 힘들긴 하지만 조금 기다려서라도 실외 테라스석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하버프론트 씨푸드 레스토랑 - 써큘러키 야경
발모랄 비치를 다녀온 후 호텔에서 좀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우리가 지냈던 카펠라 시드니는 위치가 좋아서 어슬렁 어슬렁 산책하듯 걸어다니다 보면
써큘러키도 나오고 보타닉 가든도 나오고 했다. (모두 걸어서 10분 이내였던듯 하다.)
써큘러ㅇ키에서 현대미술관(MCA)을 왼편에 두고 걸어가다보면 파크하얏트와
파크하얏트 앞쪽으로 오페라하우스를 조망하며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들이 쭉 늘어서 있는 걸 볼 수 있다.
야외 오픈된 공간에 있는 노천 레스토랑들인데 해질녘 오페라하우스를 옆에 두고 식사하며
와인도 한 잔 하는 분위기가 아주 근사해보였다.
저녁은 여기 있는 레스토랑중 한 곳에서 먹기로 하고, 우리가 원하는 메뉴(씨푸드+이탈리안)가 주로 있었던
'하버프론트 씨푸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예약을 안하고 왔는데 사람들도 많을 시간대라 안타깝게도 오페라하우스를 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닌, 맨 안쪽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해가 지고 나니 우리 테이블에서 보이는 건 깜깜한 바다와 조명을 배경으로 한 다른 테이블들뿐...
이 레스토랑에 온다면 오후 서너시쯤 조금 한가한 낮시간대에 와서 오페라하우스가 보이는 명당 자리를 잡은 후 썬셋을 보고 어두워지기 전에 나가기를 추천한다.
뷰는 멋지지만 그저 그랬던 음식이나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레스토랑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깜깜한 바다위에 환하게 빛나고 있는 오페라하우스가 보였다.
밤에 보아도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
오페라하우스 앞의 오페라바가 있는 곳까지 산책하면서 보니 써큘러키의 밤 분위기는
쭉 늘어서있는 조명의 영향이었는지 몰라도 영화 라라랜드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듯한 로맨틱한 분위기였다.
시드니에 와서 거의 1일 1 써큘러키, 아니면 1일 1 보타닉가든을 하고 있는데
지나다니며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힐링과 위안을 주는 지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시드니의 아름다운 낮과 밤을 흠뻑 즐긴 채 노래를 부르며 호텔로 돌아와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