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지막 날 - 시드니 천문대
호주 시드니 여행 마지막 날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음날이 마지막이겠지만, 다음 날 아침 비행기로 시드니를 떠나야 하므로
시드니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날로는 마지막인 셈이다.
직장 다닐 때 월요병이 있던 시절 일요일 오후가 생각났다.
그 때는 월요일이 오는 게 너무 싫어서 일요일 오후부터 마음이 착잡했는데
지금은 다음날 시드니를 떠나는 게 너무 아쉬워서 아침에 눈뜨면서부터 마음이 착잡했다.
어찌됐건 마지막날까지 시드니를 알차게 즐기고 가겠다고 다짐하며,
쪼쪼에게 시드니에서 돌아다녔던 곳들 중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을 물어보니
시드니 천문대라는 답이 돌아왔다.
지난 번에 갔을 때는 해질녘이었지만 이번에는 한낮의 천문대를 감상할 수 있겠다 싶어
간단한 간식거리와 피크닉 매트를 챙겨 천문대로 향했다.
평일 한낮의 천문대는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썬셋이 유명한 천문대이지만 낮시간대에 오니 또 다른 느낌으로 좋았다.
사람들도 많지 않았고 다들 잔디밭에 피크닉 매트를 깔고 앉거나 누워 잡담을 하며 쉬는 모습이었다.
우리도 한낮의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나무 그늘 아래 피크닉 매트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이 날도 역시 천문대에서 바라본 하버브리지 뷰는 아름다웠다.
막 찍어도 이런 그림같은 사진을 만나게 된다.
이 뷰를 배경으로 가족 사진을 한 장 찍고 싶었는데
마침 시드니 여행중인 한국분들이 감사하게도 먼저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셔서 근사한 가족 사진도 남길 수 있었다.
본다이정션 웨스트필드 어그(UGG) 매장
점심은 우리 가족이 시드니에 있는 동안 쪼쪼가 좋아해서 몇 번이나 갔었던 The Galeries 쇼핑몰 안에 있는
일본식 덮밥 전문점인 YAYOI 에서 먹었다.
점심을 먹은 후의 계획은 그동안 오며가며 봐두기만 하고 마지막 날로 미뤄뒀던 어그 부츠 쇼핑이었다.
시드니 시티쪽에는 어그 부츠 매장이 몇 군데가 있는데,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매장은 퀸빅토리아 빌딩에 있는 매장이었다.
퀸빅토리아 빌딩 1층과 3층 두 곳이었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서인지 두 군데 모두 한국인 직원이 있었다.
쪼쪼는 비가 와도 신을 수 있는 레인부츠 스타일의 '어그 클리어' 모델을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보통 나이키 운동화 205mm 를 신는 쪼쪼에게 딱 맞는 사이즈는 13-2 사이즈였는데 13-2 사이즈는 솔드아웃이라 매장에서는 한 사이즈 업해서 구매한 후 한 해 더 신기기를 권유했다. 그렇지만 한 사이즈 업한 사이즈는 딱 봐도 너무 커보였다.
우리는 일단 다른 어그 부츠 매장에 가서 쪼쪼에게 맞는 사이즈의 부츠가 있는 지 더 찾아보기로 했다.
시드니 시티 내에 있는 어그 부츠 매장은 다 찾아가 보고, 전화도 해 보았으나 쪼쪼가 원하는 어그 클리어 모델, 크림 컬러로 남아있는 사이즈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퀸빅토리아 빌딩 어그 매장에서 한 사이즈 큰 거라도 사야겠다 하고 다시 돌아갔는데, 그 사이에 하나 남아있던 한 사이즈 큰 어그 부츠도 팔렸다고 했다.
며칠 전 왔다갔다 하며 어그 부츠 매장에 들러 가격을 문의했을 때만 해도 149달러였는데, 이 날부터 거의 반값인 79달러로 세일이 시작되어서 그 영향으로 몇 점 남아있지 않던 사이즈들이 순식간에 팔렸다고 매장에서 이야기 해 주었다.
이럴수가...
쪼쪼에게 한국에 돌아가서 원하던 어그클리어 모델, 크림 컬러로 직구해서 사주겠다고 해도 쪼쪼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시드니에서 꼭 사가고 싶었다며 훌쩍이기 시작했다.
평소에 꼭 사고 싶어하는 물건이 별로 없는 쪼쪼인데 시드니에 와서 어그 부츠가 뭐라고 이것때문에 울게 될 줄이야...
나도 같이 속상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쪼쪼 아버님께서 시티에서 좀 떨어진 본다이정션에도 어그 매장이 있는데
이 곳에는 사이즈가 남아 있을 수도 있다며 전화해서 물어보자고 했다.
오...그래... 좋은 아이디어였다.
본다이정션 웨스트필드 어그 매장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찾고 있는 13-2 사이즈 어그 클리어, 크림 컬러가
딱 하나 남아있다고 했다. 혹시나 우리가 사러 가는 중간에 하나 남은 사이즈가 팔릴까봐 매장 직원에게 30분 내로 사러 갈 예정이니 킵해줄 수 있냐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마지막 날 오후를 어그 부츠를 찾아 헤매이다가 결국에는 지하철을 타고 본다이정션에 있는 웨스트필드까지 가서 마지막 남은 어그 클리어 크림 컬러 13-2 사이즈를 겟하는 것으로 보냈다고 한다.
어그 부츠 쇼핑 팁
시드니에서 나름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그 부츠를 사오면서 알게 된 어그 부츠 쇼핑 팁이다.
1. 어그 부츠를 구매하러 갔다면 세일 일정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본다.
시드니 내의 어그 매장들은 세일을 예고 없이 동시에 시작한다.
우리는 어그 부츠 구입을 여행 마지막 날에 하기로 계획하고, 여행 중간중간 2-3군데 어그 부츠 매장에 들러 가격을 문의했는데 149달러 부르던 어그 클리어 모델이 마지막 날 세일이 시작되자 전 매장의 가격이 동시에 79달러로 떨어졌다.
세일 시작과 동시에 인기있는 모델은 빛의 속도로 품절이 되더라는...
어그 부츠를 사러 갈 경우 매장에 세일 일정이 있는 지 미리 체크해 본 후 본인의 구매 일정을 맞추면 좀 더 여유롭게 디스카운트 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
2. 꼭 사고 싶은 모델이 있는데 원하는 사이즈가 없을 경우 시드니 시티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매장들(예를 들면 본다이정션 웨스트필드 내 어그매장)은 재고 수량에 좀 더 여유가 있으니 전화해서 문의해 본다.
그렇게 여행 마지막 날 오후 시간과 맞바꿔 사 온 어그 부츠 사진과 함께 포스팅을 마친다.